쿠엔틴 타란티노1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 영화가 역사를 불태울 때, 그리고 벤야민이 말한 구원의 역사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고 나면 늘 한 가지 기분에 사로잡힌다. 방금 내가 본 것이 영화에 대한 영화, 그러니까 영화라는 매체 그 자체를 향한 한 편의 열렬한 헌사였다는 감각이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 특히 그렇다. 이 영화는 2차대전이라는 역사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역사를 충실히 재현하는 데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오히려 이 영화는 역사를 통째로 다시 쓴다. 그것도 영화라는 무기를 들고서.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알도 레인 중위와 그가 이끄는 나치 사냥 특공대 바스터즈, 그리고 가족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유대인 소녀 쇼샤나. 이 두 갈래의 이야기가 한 극장에서 만나 폭발하는 그 결말은,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충격적인 장면이다. 왜냐하면 그 장면에서 히틀러가, 나치 수뇌부 전체가, 한 극장 안에서 .. 2026. 7.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