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 내 이름은 영화 후기와 폴 리쾨르의 기억과 망각으로 본 잃어버린 이름 2026년 4월에 개봉한 〈내 이름은〉은 정지영 감독이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영화이자, 9,778명의 시민이 직접 후원해 시작된 작품이다. 제76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었고, 우디네 극동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영화는 촌스러운 이름을 바꾸고 싶어 하는 1998년 봄의 열여덟 살 아들 영옥(신우빈)과, 여덟 살 이전의 기억이 통째로 사라진 채 살아온 그의 어머니 정순(염혜란)의 두 시간을 천천히 교차한다. 이 글에서는 영화관에서 직접 본 감상과 함께, 프랑스 철학자 폴 리쾨르의 '기억과 망각' 개념을 빌려 영화가 들려주는 한 가지 약속을 들여다보려 한다.1. 롯데시네마 서수원에서 본 내 이름은 영화 후기롯데시네마 서수원에서 〈내 이름은〉을 봤다. 평.. 2026. 5. 13.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영화 후기와 한병철의 피로사회로 본 베테랑의 분투 20년 만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돌아왔다.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메릴 스트립의 미란다, 앤 해서웨이의 앤드리아, 에밀리 블런트의 에밀리, 스탠리 투치의 나이젤까지 1편의 핵심 캐스트가 그대로 복귀한 화제작이다. 이번 이야기는 종이 잡지의 시대가 저물고 디지털 미디어가 패션 산업의 권력을 새로 짜는 2026년의 풍경 위에 펼쳐진다. 한때 가장 강력한 편집장이었던 미란다는 새 시대의 격류 앞에 다시 한번 자기 자리를 증명해야 하고, 어느덧 40대 베테랑 기자가 된 앤드리아는 옛 스승의 곁으로 돌아온다. 이 글에서는 직접 본 감상과 함께, 한국계 독일 철학자 한병철의 '피로사회' 개념을 빌려 영화의 진짜 무게를 들여다보려 한다.1. 안산 CGV에서 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26. 5. 12. 아노라 영화 후기와 카를 마르크스가 본 자본주의의 소외 2024년 션 베이커 감독이 만든 〈아노라(Anora)〉는 같은 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각본상·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화제작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일하는 한 젊은 여성 아노라가 우연히 만난 러시아 재벌 2세 이반과 짧은 결혼 생활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영화는 코미디와 드라마의 경계 위에서 빠른 호흡으로 따라간다. 화려한 표면 아래로 한 가지 묵직한 질문이 흐른다. 자기 몸을 자산으로 삼아 신분 상승을 도모한 한 사람의 손에, 마지막에 무엇이 남는가. 이 글에서는 넷플릭스로 본 감상과 함께, 19세기 독일 사상가 카를 마르크스의 '소외(Entfremdung)' 개념을 빌려 영화가 던지는 그 질문을 들여다보려 한다.1. 넷플릭스로 본 아노라 영화 .. 2026. 5. 11. 네버 렛 미 고 영화 후기와 칸트의 정언명령으로 본 인간의 자격 2010년에 개봉한 〈네버 렛 미 고(Never Let Me Go)〉는 마크 로마넥 감독이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동명 소설(2005)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고, 이 소설 또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는 헤일셤이라는 한 외딴 기숙학교에서 자라난 캐시, 토미, 루스 세 사람의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된 이후의 시간을 차분하게 따라간다. 그러나 이들에게 평범한 미래는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OTT로 본 감상과 함께, 18세기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정언명령' 개념을 빌려 영화가 정면으로 던지는 한 가지 윤리적 질문을 들여다보려 한다.1. Wavve로 본 네버 렛 미 고 영화 후기평일 저녁, Wavve를 둘러보다가 평.. 2026. 5. 8. 폭풍 속으로 영화 후기와 니체의 위버멘쉬, 영원회귀로 본 보디의 자유 1991년에 개봉한 〈폭풍 속으로(Point Break)〉는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만든 액션 누아르의 컬트 클래식이다. 신참 FBI 요원 자니 유타(키아누 리브스)가 'Ex-Presidents'라는 가면을 쓴 은행강도 일당을 추적하기 위해 서핑 동호회에 잠입하면서, 그 일당의 카리스마적인 리더 보디(패트릭 스웨이지)와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자유와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와, 그를 잡으려다 그가 외치는 자유에 천천히 사로잡혀 가는 또 한 남자의 풍경. 이 글에서는 넷플릭스로 다시 본 감상과 함께,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위버멘쉬'와 '영원회귀' 개념을 빌려 보디가 끝까지 놓지 않은 단 하나의 가치를 들여다보려 한다.1. 비 오는 날이면 자꾸 생각나는 폭풍 속으로 영화 후기〈폭.. 2026. 5. 7. 만약에 우리 영화 후기와 키르케고르의 반복과 회상으로 본 첫사랑 한국 영화 〈만약에 우리〉는 2018년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먼 훗날 우리(后来的我们)〉를 한국 정서로 다시 옮긴 리메이크다. 명절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두 청춘이 사랑에 빠지고, 함께 가난한 시절을 지나며 점점 어긋나다 결국 서로를 놓아주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간이 한참 흐른 어느 날 우연히 다시 마주친 두 사람이 그 시절을 돌아보며 "만약 그때 우리가…"라는 가정을 끝없이 던지는 동안, 영화는 한 가지 질문을 가만히 던져둔다. 우리 인생은 어떤 회상의 자리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되는가. 이 글에서는 직접 본 감상과 함께,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의 '반복과 회상' 개념을 빌려 영화가 남기는 여운을 들여다보려 한다.1. 롯데시네마 서수원점에서 혼자 본 만약에 우리 영화 후기평일 저.. 2026. 5. 7.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