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1 본 아이덴티티 — 기억을 잃은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로크가 말한 인격동일성 한 남자가 지중해 바다 위에 떠 있다. 어부들이 그를 건져 올렸을 때, 그의 등에는 총알이 박혀 있고 엉덩이 피부 밑에는 스위스 은행 계좌번호가 새겨진 작은 장치가 들어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자신은 자기가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본 아이덴티티는 이 한 장면에서 시작된다. 자기 이름조차 모르는 한 남자가, 자기가 누구인지를 찾아 헤매는 이야기.이 영화가 첩보 액션의 한 시대를 연 작품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화려한 장비도 멋진 슈트도 없이, 핸드헬드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그 거칠고 사실적인 액션은 이후 수많은 첩보물의 교과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가장 깊게 마음에 남은 것은 그 액션이 아니었다. 제목 그 자체, 아이덴티티라는 한 단어가 던지는 질문이었다. 나를 나로 만드.. 2026. 6.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