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세계관1 휴민트 — 적과 동지의 경계, 그리고 슈미트를 넘어서는 한 줄 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일단 믿고 보는 편이다. 베테랑도 밀수도 모가디슈도, 그가 만든 영화에는 한국 상업 영화의 한 정점이라 할 만한 단단함이 있다. 휴민트도 그런 마음으로 눌렀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그 날, 별 정보 없이 그저 류승완이라는 이름 하나만 믿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영화는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블라디보스토크라는 차가운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첩보전, 맨몸 격투와 총격과 자동차 추격이 빈틈없이 이어지는 그 리듬은 분명히 류승완다웠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그 화려한 액션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그 한 도시에 모여든 네 사람,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흐려지는 한 가지 경계였다. 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인가, 라는 그 경계.블라디보스토크.. 2026. 6.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