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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아감벤2

실미도 — 만들어지고 버려진 사람들, 그리고 아감벤이 말한 호모 사케르 한 영화가 천만 명을 모은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2003년의 한국은 실미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 한국 영화사에서 최초로 천만 관객을 넘긴 이 영화는 단순한 흥행 기록을 넘어,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한 가지 이야기를 정면으로 끌어올린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다.실미도는 1968년에 창설되었던 한 비밀 부대, 흔히 684부대라 불리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한동안 마음이 무겁다. 화면 위에서 펼쳐지는 그 비극이 누군가의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한 시대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사실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 가슴에 남는다. 국가가 한 무리의 인간을 만들어내고, 쓰고, 끝내 지워버린 그 이야기.만들어지고 버려진 사람들영화의 시작은 한 가지 모집에서 .. 2026. 6. 18.
서울의 봄 — 1979년 12월의 그 밤, 그리고 아감벤이 말한 예외상태 오랜만에 한국 현대사를 정면으로 마주한 영화를 보았다.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다. 1979년 12월 12일, 그 한밤중에 한국 현대사의 한 큰 흐름이 결정적으로 굳어지던 그 풍경을 두 시간 가까이 화면 안으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영화를 보기 전부터 분명히 한 가지는 알고 있었다. 그날 밤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 결과로 한국이 어떤 시대로 들어섰는지를. 그런데 영화는 그 분명한 결과를 알고 있는 관객에게도 두 시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미 닫혀 있는 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영화는 어떻게 그렇게 다시 살아 움직이는 풍경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나고 한참 동안 머리를 떠나지 않은 한 가지 질문이 거기서 시작되었다.1979년 12월의 그 한밤영화의 무대는 1979년 12월 12일의 밤이.. 2026.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