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2 동궁 — 조선판 콘스탄틴, 그리고 지라르가 말한 희생양의 귀환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한국 차트 1위에 오른 동궁을 주말에 몰아 봤다. 8부작 리미티드 시리즈라 호흡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소재가 신선했다. 조선의 궁궐을 배경으로 한 오컬트 사극.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과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생강이 왕의 부름을 받아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친다는 설정이다. 보는 내내 한국판 콘스탄틴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초자연적 존재를 상대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랬다.그런데 이 작품이 단순한 귀신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동궁에 나타나는 저주와 원귀들은 사실 산 자들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왕이 되기 위한 권력 다툼, 그 다툼에서 밀려나 억울하게 죽어간 자들의 원한. 그 원한이 저주가 되어 궁궐로 돌아온다. 오컬트라는 장르의 .. 2026. 7. 20. 타짜를 스무 번 넘게 봤다 — 고니의 자유, 그리고 파스칼이 말한 인생이라는 내기 같은 영화를 스무 번 넘게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타짜가 나에게 그런 영화다. 정확히 몇 번을 봤는지 이제는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이고, 웬만한 대사는 그냥 줄줄 외운다. 화면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들어도 지금 어떤 장면이 지나가고 있는지 다 안다. 최동훈 감독의 여러 작품을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타짜는 단연 으뜸의 자리에 있다.언젠가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나는 왜 이 영화를 이토록 좋아하는가. 처음 떠오른 답은 단순했다. 도박으로 돈을 따는 그 짜릿함, 화투패가 뒤집히는 한 순간에 분출되는 도파민. 분명히 그 재미가 영화 안에 가득하다. 그러나 스무 번을 넘게 보면서 그 답은 점점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내가 이 영화를 이토록 오래 곁에 두는 진짜 이유는 도박의 짜릿함이 아니라.. 2026. 6.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