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지라르2 동궁 — 조선판 콘스탄틴, 그리고 지라르가 말한 희생양의 귀환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한국 차트 1위에 오른 동궁을 주말에 몰아 봤다. 8부작 리미티드 시리즈라 호흡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소재가 신선했다. 조선의 궁궐을 배경으로 한 오컬트 사극.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과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생강이 왕의 부름을 받아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친다는 설정이다. 보는 내내 한국판 콘스탄틴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초자연적 존재를 상대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랬다.그런데 이 작품이 단순한 귀신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동궁에 나타나는 저주와 원귀들은 사실 산 자들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왕이 되기 위한 권력 다툼, 그 다툼에서 밀려나 억울하게 죽어간 자들의 원한. 그 원한이 저주가 되어 궁궐로 돌아온다. 오컬트라는 장르의 .. 2026. 7. 20. 듄 파트2 영화 후기와 르네 지라르가 본 폭력과 성스러움 2024년에 개봉한 〈듄: 파트 2〉는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든 듄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다. 1편의 마지막에서 폴 아트레이데스가 잠시 마주했던 환영, 즉 자신의 이름으로 우주 곳곳에서 벌어질 거대한 성전의 풍경이 이번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1편이 메시아가 막 깨어나는 새벽이었다면 2편은 그 메시아가 손에 칼을 쥐고 빛 한가운데로 나서는 정오의 이야기다. 이 글에서는 직접 극장에서 본 감상과 함께, 프랑스 사상가 르네 지라르의 시선으로 폴의 변모와 그가 손에 쥔 신성한 폭력의 정체를 들여다보려 한다. 1. 용산 CGV에서 다시 만난 듄 파트2 영화 후기1편을 처음 보았던 용산 CGV 큰 상영관에서 〈듄: 파트 2〉를 다시 만났다. 같은 자리, 같은 화면, 같은 한스 짐머의 굵은 저음. 그런데 영.. 2026. 5.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