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1 마이클 영화 후기와 벤야민의 아우라로 본 전기 영화의 한계 최근 개봉한 〈마이클(Michael)〉은 전 세계 음악사에서 가장 큰 별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클 잭슨의 일대기를 영상으로 옮긴 전기 영화다. 그의 친조카인 자파 잭슨이 직접 주연을 맡았다는 점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는 어린 시절 잭슨 파이브의 무대부터 솔로 아티스트로 도약하던 시기를 거쳐 〈Bad〉 투어의 한 장면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 자체는 잘 만든 편이지만 한 사람의 거대한 일생을 두 시간에 담는 일에는 끝내 한계가 있어 보였다. 이 글에서는 직접 본 감상과 함께, 독일 사상가 발터 벤야민이 1936년에 제시한 '아우라' 개념을 빌려 전기 영화라는 장르가 마주하는 가장 깊은 한계를 들여다보려 한다.1. 서수원 롯데시네마에서 본 마이클 영화 후기서수원.. 2026. 5. 15. 미 비포 유 영화 후기와 칸트, 밀이 던지는 존엄사 윤리의 두 얼굴 2016년에 개봉한 〈미 비포 유(Me Before You)〉는 영국 작가 조조 모예스의 동명 소설(2012)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다. 우연한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청년 윌(샘 클라플린)과 그의 새 간병인이 된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의 만남을 그린 멜로 드라마지만, 영화가 진짜로 끝까지 던지고 있는 질문은 사랑보다 훨씬 무거운 자리에 있다. 한 사람이 자기 죽음의 시간과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은 과연 정당한가, 아니면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인간 의무의 위반인가. 이 글에서는 OTT로 본 감상과 함께, 임마누엘 칸트와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두 거인이 이 질문 앞에 내놓은 정반대의 답을 함께 들여다보려 한다.1. Wavve로 본 미 비포 유 영화 후기평소처럼 Wavve를 둘러보다가 익숙한 .. 2026. 5. 14. 내 이름은 영화 후기와 폴 리쾨르의 기억과 망각으로 본 잃어버린 이름 2026년 4월에 개봉한 〈내 이름은〉은 정지영 감독이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영화이자, 9,778명의 시민이 직접 후원해 시작된 작품이다. 제76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었고, 우디네 극동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영화는 촌스러운 이름을 바꾸고 싶어 하는 1998년 봄의 열여덟 살 아들 영옥(신우빈)과, 여덟 살 이전의 기억이 통째로 사라진 채 살아온 그의 어머니 정순(염혜란)의 두 시간을 천천히 교차한다. 이 글에서는 영화관에서 직접 본 감상과 함께, 프랑스 철학자 폴 리쾨르의 '기억과 망각' 개념을 빌려 영화가 들려주는 한 가지 약속을 들여다보려 한다.1. 롯데시네마 서수원에서 본 내 이름은 영화 후기롯데시네마 서수원에서 〈내 이름은〉을 봤다. 평.. 2026. 5. 13.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영화 후기와 한병철의 피로사회로 본 베테랑의 분투 20년 만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돌아왔다.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메릴 스트립의 미란다, 앤 해서웨이의 앤드리아, 에밀리 블런트의 에밀리, 스탠리 투치의 나이젤까지 1편의 핵심 캐스트가 그대로 복귀한 화제작이다. 이번 이야기는 종이 잡지의 시대가 저물고 디지털 미디어가 패션 산업의 권력을 새로 짜는 2026년의 풍경 위에 펼쳐진다. 한때 가장 강력한 편집장이었던 미란다는 새 시대의 격류 앞에 다시 한번 자기 자리를 증명해야 하고, 어느덧 40대 베테랑 기자가 된 앤드리아는 옛 스승의 곁으로 돌아온다. 이 글에서는 직접 본 감상과 함께, 한국계 독일 철학자 한병철의 '피로사회' 개념을 빌려 영화의 진짜 무게를 들여다보려 한다.1. 안산 CGV에서 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26. 5. 12. 아노라 영화 후기와 카를 마르크스가 본 자본주의의 소외 2024년 션 베이커 감독이 만든 〈아노라(Anora)〉는 같은 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각본상·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화제작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일하는 한 젊은 여성 아노라가 우연히 만난 러시아 재벌 2세 이반과 짧은 결혼 생활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영화는 코미디와 드라마의 경계 위에서 빠른 호흡으로 따라간다. 화려한 표면 아래로 한 가지 묵직한 질문이 흐른다. 자기 몸을 자산으로 삼아 신분 상승을 도모한 한 사람의 손에, 마지막에 무엇이 남는가. 이 글에서는 넷플릭스로 본 감상과 함께, 19세기 독일 사상가 카를 마르크스의 '소외(Entfremdung)' 개념을 빌려 영화가 던지는 그 질문을 들여다보려 한다.1. 넷플릭스로 본 아노라 영화 .. 2026. 5. 11. 네버 렛 미 고 영화 후기와 칸트의 정언명령으로 본 인간의 자격 2010년에 개봉한 〈네버 렛 미 고(Never Let Me Go)〉는 마크 로마넥 감독이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동명 소설(2005)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고, 이 소설 또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는 헤일셤이라는 한 외딴 기숙학교에서 자라난 캐시, 토미, 루스 세 사람의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된 이후의 시간을 차분하게 따라간다. 그러나 이들에게 평범한 미래는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OTT로 본 감상과 함께, 18세기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정언명령' 개념을 빌려 영화가 정면으로 던지는 한 가지 윤리적 질문을 들여다보려 한다.1. Wavve로 본 네버 렛 미 고 영화 후기평일 저녁, Wavve를 둘러보다가 평.. 2026. 5. 8.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